재정여력 추정을 통한 한국 재정의 금융위기 대응 능력 평가

허진욱

― 국문초록―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감지되는 경우 정부는 최종보증자(guarantor of last resort)의 기능을 수행하여 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심대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정부의 보증 중 상당 부분이 부실화될 우려가 존재하며, 부실화된 정부 보증은 필연적으로 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의 재정여력(fiscal space)을 추정하고 다양한 가상적 금융위기 상황에 대한 모의실험을 시행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을 평가하고 재정정책 관련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먼저, 인구구조 변화에 기인한 성장세 약화와 재정지출의 높은 증가세를 고려하면 한국의 재정여력은 약 GDP 대비 약 120% 정도의 높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외환위기와 유사한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하거나 에너지공기업이 대규모 부실화되는 등의 가상적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재정이 대응할 수 있는 규모는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대규모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 재정여력의 대부분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공식적인 국가채무에 포함되지 않는 공기업 부채나 정책금융 여신 등을 국가채무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크게 2가지의 정책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공기업 부채를 공식적인 국가보증채무로 편입하여 법적 보증을 명문화하는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둘째, 숨은 국가채무에 해당하는 공기업 부채 및 정책금융 여신 총량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기구를 신설하고 총량 규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핵심단어 : 재정여력, 금융위기, 국가채무, 공공부문 부채

JEL 분류기호 : E60, G01, H63